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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고고학 자료실

문화재 발굴조사 어떻게 하는가

by 한국고고학콘텐츠연구원(플라스캠프) 2013. 8. 24.

 

문화재발굴은 우리나라의 고유한 문화유산이자 세계의 유산을 알리는 계기가 되는 문화행위이다.

이는 세계 모든나라가 가지고 있는 명제이다.

우리나라는 유럽이나 아프리카 쪽의 금은보화와 거대한 석조물 등 영화 속에 나오는

스펙타클한 보물들을 발굴하는 모습과는 상반되지만

그러한 유적들은 전세계에서도 꼽힐만큼 그리 흔하지 않으며

모든 발굴이 그렇게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광범위한 발굴현장.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는 황량하고 모래밖에 없는 사막 한가운데.

조심스럽게 붓으로 유물을 털어내며 수첩에 필기하는 고고학자의 모습.

영화에서 보던 그런 멋진 상상을 품으며 고고학을 배우러 왔다는 몇몇 학생들이 간혹있다.

하지만 그러한 상상은 절대로 금물이다.

언제나 난 현장에는 삽과 곡괭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각인시켜준다.

 

 

그렇다면 그런 신비스러운 발굴은 어떻게 하는걸까?

 

 

발굴을 하기 위해선 우선 많은 행정적인 절차가 필요하다.

발굴에는 크게 학술발굴과 긴급조사발굴로 구분 된다.

학술발굴은 글자 그대로 학술적인 목적에 의해서 발굴을 하는것을 말한다.

즉, 연구와 장기간에 걸친 유적복원프로젝트 등과 같은 경우 특성 목적이나

학문적 성과 등을 목적으로 하는 발굴이다.

 

긴급발굴의 경우 일정한 구역에 개인이나 국가적인 국토개발과 신도시,철도, 택지공사 등으로

파괴될 위험이 있는 지점에 유적조사를 실시하여

파괴의 손실을 줄이며 보고서를 통해 기록으로 남기는 조사형태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발굴은 위에 해당된다.

 

아래에 있는 내용들은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발굴한

'고성 문암리유적'을 기초로 발굴에 대해 매우 간략히 적어놓았다.

발굴은 어떻게 하는지 또 무엇이 나오는지 등에 대해 몇자 적어놓았으며

 예시된 '고성 문암리유적'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신석기시대 유적으로 많은 유물과 유구 등

풍부한 고고학자료가 확인된 유적 중의 하나이다.

 

*아래의 모든 사진은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발굴조사한 고성 문암리유적보고서(2004)에서 발췌하였다.

 보이는 사진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이는 농경지이다.

주로 농작물이나 과수원 등으로 이용되는 이런 토지들은 개발로 인해 토지가 변형이 될

대규모 공사가 있을 경우 지표조사 및 시굴조사가 이루어지게 된다.

이러한 유적조사는 전문 발굴기관에서

시행하게 되는데 유적조사의 모든 관련된 행정사항은 문화재청에서 관리, 감독하고 있으며

또한 발굴허가권을 가지고 있다.

 

개인사업자 또는 국가가 토지에 대한 현상변경으로 문화재조사를 시행해달라는 요청이 있을 경우

이에 대해 관련발굴기관에서는 의뢰자에 의해서 조사를 실시하게 된다. (이과정에는 많은 행정적인 절차가 있다.)

우선적으로 문헌자료조사와 지표조사가 이루어지게 되는데

지표조사의 경우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고고학자에

의해 지표상에 드러나 있는 유물들을 수습하여 유적이 존재할 만한 위치와 시대를 파악하여

보다 세부적인 조사가 필요할 경우 이에 대해 시굴조사를 시행하게 된다.

시굴조사는 유적으로 추정되는 지표면에 일정한 간격으로 피트(pit), 트랜치(trench)를 설정하여

지표 하에 있는 매장문화재에 대한 세부적인 조사를 하게 되는데 조사된 결과에 따라 발굴로 전환되는 경우가 있으며, 유물 및 유구가 확인되지 않을 경우 조사를 마칠 수가 있다.

 

모든 지표조사와 발굴조사는 반드시 보고서를 작성하여

문화재청에 제출해야만 한다. 그 기간은 조사 종료 후 2년 이내로 한다.

이기간이 누적될 경우 문화재청은 발굴 및 지표조사기관의 문화재조사허가권을 정지, 취소할 수가 있다.

 

그렇다면 일반사람들이 멋진 상상에 푹 빠지고 영화주제로 심심지 않게 나타나는 품위있고

아름다운 여성고고학자의 모습이나, 터프하면서 멋있고 생사를 넘어 총과 칼을 피해 보물을 지키고자 하는

멋진 남자고고학자들의 발굴과정의 실체를 살펴보자.

 

대부분의 발굴은 팀(team)으로 운영된다.

발굴유적의 규모에 따라 발굴조사인원에 차이가 있지만 대개 3~6명정도로 운영된다.

 

발굴에는 발굴조사단장, 책임조사원, 조사연구원, 보조연구원 등으로 직급에 따라

나누어지며 주로 조사연구원과 보조연구원들이 현장에서 진두지휘를 하며 조사를 한다.

현장을 책임지고 조사를 할 수 있는 단계는 주로 10년 이상 된 고고학 전공 또는 경력을 소유한 연구원이다.

이러한 단계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며 현장에서의 풍부한 경험이 중요하다.

 

 

 발굴지역에 트랜치를 설정하여 내부조사를 실시한 사진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텃밭이었지만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땅속 상황은 전혀 딴판이다.

고고학자는 이러한 조사과정에서 유구와 유물들을 찾아 밝혀내어야만 한다.

 

 

 

 조사된 트랜치의 토층단면.

발굴조사 과정에는 층위에 대한 해석이 매우 중요하다.

땅은 시간에 따라 일정하게 또는 일시적으로 퇴적이 일어난다. 때문에 지형마다 땅에 퇴적되는 양상은 다르게 나타나는데

보이는 사진처럼 여러 겹의 토층(토양결, 즉 서로 각기 다른 토양성질을 가진 땅결)이 나타는 것을 알 수 있다.

중학교 때 배운 '지층누중의 법칙'에 의해서 가장 아래에 있는 땅이 오래된 토층이다.

 

 

 

조사를 하게 되면 평면상으로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유구가 확인된다. 고고학자는 이러한 흔적들과 유물을 가지고

유적의 연대를 추정하고 내부조사를 하게된다.

 

 

 

 윗사진에서 확인된 유구의 내부조사를 한 사진이다. 보이는것은 신석기시대의 주거지(집자리)로

내부에 유물들과 화덕(불땐자리)이 확인된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두개의 주거지가 중첩되어 교란된 양상을 확인할 수 있는데

 선후관계 파악이 중요하다.

화덕자리가 보이는 위에 주거지가 아래에 있는 주거지를 파괴하고 집이 들어선 것을 알 수 있다. 

 

 

 유적에서 확인된 토기편들..

모두 신석기시대의 아름다운 문양을 가진 토기편들이다.

고고학자는 이러한 유물들의 특성과 성격을 파악하면서 발굴조사를 해야만 한다.

 

 

 신석기시대의 토기 구연부 쪽에 아름다운 문양을 하였다.

유적에서 확인된 깨진 토기편들을 다시 접합하여 복원된 사진이다.

이러한 복원과정은 발굴조사와 보고서를 작성할 때에 매우 중요한 작업중의 하나이다.

 

 

 위의 사진은 신석기시대 사람들이 토기를 빚을때 토기의 바닥부분에 나뭇잎을 대고

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유물이다.

토기는 맨땅이나 그냥 바닥에서 제작할 경우 토기 아래부분이 붙어버려서

 완성 후에 떼어내기 어렵다. 신석기인들의 지혜가 담긴 흔적이다.

 

 

 신석기인들은 다양한 돌을 생활하여 석기나 장신구를 제작하여 사용하였다.

옥을 사용하여 장신구를 만들거나 석기를 제작하여 도끼를

만들어 사용하기도하였다.

 

 

 복원을 통해 다시 살아난 신석기시대의 아름다운 토기.

 

 

 사진에서 보는것처럼 유적에서 저런 형태로 토기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수많은 시간동안 땅속에 묻혀있다가 오늘에서야

누군가의 손에 발굴된 저 토기는 다시 살아나게 된다.

 

 

 발굴현장에서 완전히 복원되는 토기들은 극히 일부분이다.

 때문에 복원된 유물들은 많은 수고와 노력이 필요하다.

 

주로 발굴장에서는 수천, 수만점의 토기편들이 발굴되며

그중에서 선별하여 시대상이나 문화상을 대표할 수 있는 유물들을 복원한다. 

 

 

 유적에서 확인되는 낚시도구들..

어로와 관련된 유물들은 신석기시대때부터 토기와 함께 시작되었다.

사진에 보이는 것들은 돌로 만든 낚시바늘축과 어망추, 그물추이다.

낚시바늘은 물고기의 입에 걸리는 미늘부분은 뼈나 뿔을 가공하여

따로 제작한 후 낚시축에 결합하여 사용하게 된다.

어망추와 그물추는 이때부터 그물을 사용하여 대량으로 물고기를 잡았다는

중요한 자료이며 공동집단이 생겨난 증거이기도 하다.

어망추와 그물추의 형태는 현재의 모습과 상당히 유사한것을 알 수 있다.

 

 

 돌로 만든 작살.

나무나 뼈로 대를 만든후 돌로 제작한 작살날을 끼우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날부분에 톱니를 만들어 사냥시 빠져버리는

것을 방지하거나 큰 상처를 입히기 위한 삶의 지혜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돌로 만든 칼.

신석기시대에는 돌이나 뼈 등을 갈아서 다듬는 기술이 발달했던 시기이다.

보이는 것처럼 돌을 칼아 날카롭게

날을 만들어 돌칼로 사용된 유물이 확인된다.

  

 

발굴유적에서는 수많은 유물들과 유구가 확인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도 많다.

발굴현장에 있는 조사원에게 있어서는 많은 힘든과정을 겪는다.

단순히 발굴에만 신경쓰는게 아니라

발굴조사중에 일어날수 있는 일들, 안전사고, 조사방법에 있어서 방안, 실측, 사진작업, 

민원처리, 날씨, 식사, 숙박문제 등 많은 제약이 따르게 된다.

일반인들은 박물관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유물들이지만

발굴현장에서 땀흘리며 일하고 있는 고고학 연구자들이 있기에

우리 아이들을 박물관에 데려갈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