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년전 선사시대에 이미 유제품 생산을 위한 목축농업을 했음을 시사하는 직접적인 증거가 영국의 연구진에 의해서 발견되었다. 북아프리카 리비아 사하라지역에서 대략 5천년에서 8천년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암벽화가 발견되었고, 이 암벽화에는 당시 목축활동에 이용된 것으로 보이는 소들이 그려져 있다. 그러나 당시 초기 유목민들은 가축이 생산하는 우유를 직접 마시기 보다는, 버터, 치즈, 요구르트 형태의 발효음식으로 섭취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류사에서 목축농업의 기원을 밝혀줄 수 있는 흥미로운 이번 발견은 네이쳐(Nature) 지 6월 20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이번 연구를 주도적으로 수행한 영국 브리스톨 대학의 줄리 던(Julie Dunne) 박사는 “우유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한꺼번에 공급해 줄 수 있는 매우 드문 완벽한 식품입니다. 고대에 우유와 유제품의 섭취는 고대인들의 건강 유지에 큰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라고 설명했다. 수천년전 북아프리카 지역에 거주하던 고대인들은 농작물을 재배하기 이전부터 소, 양, 염소 등을 키우는 목축업을 시행했었다. 여러 고고학적 유적지에서 암각화나 동물뼈들이 출토됨으로써 이에 대한 증거물들이 나온 바 있다.
던(Dunne) 교수에 따르면 리비아 알제리 일대의 사하라 지역에서 발견된 암각화에는 많은 소들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특히, 일부 암각화에는 젖이 팽만된 소들의 그림이 있거나 직접 젖을 짜는 모습도 그려져 있다고 한다. 그러나, 동굴속의 동물뼈나 근처의 유적지가 보존되어 있는 상태가 매우 나빠서 구체적으로 암각화의 동물들이 어떤 목적으로 사육되었는 지는 파악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영국, 미국, 이태리 공동연구진은 고대인들이 우유 생산을 위해서 가축들을 사육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현재에는 사하라 지역의 사막건조지대에서 가축을 사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만 년 전에는 이 지역에 녹지가 많고 강수량도 많아서 유목생활이 가능했을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한다. 따라서 그 당시 고대인에게는 가축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그들이 우유를 생산 섭취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물이 없어 지금까지는 유제품생산을 위한 목축농업의 역사를 단정지을 수 없었다. 구체적인 목축농업의 역사를 밝히기 위해서 연구진은 당시에 만들어진 고대 토기를 대상으로 잔유물이나 흔적에 대한 화학분석을 시도하였다. 이를 위해 리비아의 타드라트 아카쿠스 산맥 (Tadrart Acacus Mountains) 에 위치한 타카코리 동굴 (Takarkori rock shelter)에서 출토된 토기를 조사하였다. 북아프리카에서 출토된 토기를 대상으로 잔유물을 조사한 것은 이번이 최초의 연구이다.
조사결과, 검사한 토기의 절반이 유제품을 생산하는데 사용된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것은 고대인들이 직접 우유를 마시기 보다는 버터, 요구르트 등의 유가공품을 만드는데 토기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던 교수는 “이전에는 고대인들의 위장관이 젖당을 소화할 수 있는 효소(락타아제, lactase)를 생산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결과로 젖당 가수분해 효소인 락타아제 유전자가 이미 선사시대부터 유제품을 섭취함으로써 진화되어 왔음을 보여주는 증거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라고 설명한다. 즉, 이번 연구는 락타아제가 인체내로 들어와 진화되어 온 것을 설명해 주는 좋은 근거 자료가 된다. 실제로 인체내에서 락타아제 유전자는 유럽인들과 몇몇 중앙 아프리카 인들에서만 발견되는 데, 이것은 북 아프리카 고대인들이 대략 7천년에서 8천년 전 사이에 이 지역으로 이동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다음 연구활동은 북 아프리카 지역을 이동해서 유제품에 관한 목축활동이 어떻게 인근지역으로 이동되었는 지를 살펴보는 연구라고 밝혔다.
- 관련논문:
Julie Dunne, Richard P. Evershed, Melanie Salque, Lucy Cramp, Silvia Bruni, Kathleen Ryan, Stefano Biagetti & Savino di Lernia, First dairying in green Saharan Africa in the fifth millennium BC, Nature, published Wednesday 20 June 2012, doi:10.1038/nature11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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