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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 뉴스

175만년 전 호모에렉투스는 '손도끼 장인'

by 한국고고학콘텐츠연구원(플라스캠프) 2013. 1. 30.

175만년 전 호모에렉투스는 '손도끼 장인'

[한겨레] 케냐 등서 50여점 발견

연구진 "상당한 완성도"

용도에 맞춘 가공 흔적



[한겨레] 케냐 등서 50여점 발견

현생 인류의 직계조상인 호모 에렉투스가 175만년 전에도 뛰어난 수준의 석기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기존에 발견된 호모 에렉투스의 가장 오래된 석기는 100만년 전 것이었다.

케냐와 에티오피아에서 발굴 작업을 벌여온 고고학자들은 28일 발간된 미국 <국립 과학아카데미 저널>에 이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이 찾아낸 석기는 모두 50여점으로 송곳, 손도끼(사진), 넙적칼 등이며, 길이 20㎝가 넘는 무기류부터 주먹만한 작은 도구까지 다양하다. 작은 도구들은 땅을 파거나 짐승의 가죽을 벗기는 등의 용도로 사용됐을 것으로 짐작된다.

연구진들은 이들 석기가 상당한 수준의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며, 호모 에렉투스의 지능이 기존 예측보다 더 뛰어났다는 점을 나타낸다고 밝혔다. 175만년 전은 호모 하빌리스에서 호모 에렉투스로 진화가 이뤄진 시기로, 호모 에렉투스는 초기부터 뛰어난 석기를 사용했다는 점이 증명된 셈이다.

인류 최초의 석기문화로 불리는 260만년 전 올두바이 문화기 시절의 석기는 깨진 바위를 그대로 사용하는 수준이었지만, 호모 에렉투스의 석기는 용도에 맞춰 돌을 가공했다는 점이 다르다. 연구진은 175만년 전과 100만년 전의 석기를 비교해 보면 형태는 거의 똑같지만 좀더 세밀하게 다듬어졌다며 석기도 시간이 흐르며 조금씩 진화해 갔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가한 일본 도쿄대박물관의 스와 겐은 "이런 석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운동능력과 계획능력이 있어야 한다. (석기의 모양으로 짐작해 봤을 때) 170만~180만년 전 원시인류는 훨씬 더 뛰어난 수준의 지능을 갖고 있었을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사진 미국 국립 과학아카데미 저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