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v.media.daum.net/v/20180410084214389
현생 인류(호모사피엔스)가 아프리카를 벗어나 아라비아반도를 거쳐 아시아로 진출한 시점이 최소 8만5000년 전인 것으로 밝혀졌다. 기존에 알려져 있던 시점보다 최소 2만 년 이상 당겨졌다.
휴 그로컷 독일 막스플랑크 인류사과학연구소 고고학과 교수팀이 사우디아라바아 북서부 알 우스타 지역 사막에서 발견된 손가락뼈 연대를 방사성 동위원소 등의 기술로 재측정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생태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 9일자에 실렸다.
현생 인류는 동아프리카에서 약 30만 년 전에 태어났다. 이 인류는 탄생 직후부터 끊임없이 확산해 아프리카 밖으로 진출을 시도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등 지중해 동부를 의미하는 일명 ‘레반트’ 지역까지는 쉽게 진출했다. 이 지역에서 발견된 일부 화석은 약 18만 년 전까지 연대가 올라가, 최소 이 시기에는 아프리카 밖으로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대부분 더 이상 아시아로 확산하지 못한 채 사라졌다.
그동안 인류학자들은 현생 인류가 약 6만 년 전 다시 아프리카 밖으로 진출한 다른 인류의 후손이라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최근 이를 부인하는 인류 화석이 아시아 곳곳에서 발견되기 시작했다. 2015년에는 중국 남부에서 연대가 8만 년 이상 올라가는 치아 화석이, 지난해 8월에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서 7만3000년 전 화석이 각각 발견됐다. 이에 따라 인류가 아프리카를 벗어나 아시아로 확산한 시점도 6만 년보다 훨씬 빨랐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이번 연구는 이 가설을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인류가 아프리카를 벗어난 제2의 경로도 새롭게 제기됐다. 기존에 알려져 있던 레반트 지역을 통한 이주 외에, 아라비아반도 남부의 홍해를 건너갔을 가능성이다. 또 고기후 연구를 통해 당시 알 우스타 지역이 사막이 아니라 초원이었음이 밝혀져, 당시 현생인류가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그로컷 교수는 “인류는 레반트 지역뿐만 아니라 서남아시아의 다양한 지역에도 진출할 능력이 있었다”며 “아프리카를 일찍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던 기존 관점은 틀렸다”고 말했다.
인류의 아시아 이주 분야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배 미국 하와이대 인류학과 교수는 e메일 인터뷰에서 “현생 인류가 아시아에 6만 년 전 이전부터 존재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번 연구도 그 중 하나”라며 “현생 인류가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는 점을 확인한 것도 중요한 성과”라고 말했다.
[윤신영 기자 ashil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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