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v.media.daum.net/v/20180503151039898
필리핀에서 최소 70만 년 전부터 인류가 살았다는 증거가 새롭게 발견됐다. 호모에렉투스 또는 그와 비슷한 시대를 산 친척인류가 사용한 석기 수십 기와, 그 석기로 도축한 동물의 뼈 화석이다. 이 지역에 인류가 처음 발을 디딘 시점은 63만 년 앞당겨졌다. 중국 내륙에서는 13만 년 전 동물뼈 도구가 발견돼 옛 인류의 정교한 도구 제작 기술이 증명됐다.
토머스 인기코 프랑스 국립자연사박물관 연구원팀은 필리핀 북부에 위치한 가장 큰 섬인 루손 섬의 한 계곡에서 57개의 석기와 코뿔소 뼈 화석을 발견했다. 코뿔소 화석은 약 400개에 달하는 뼈가 발견돼 거의 완벽하게(75%) 보존돼 있었는데, 갈비뼈와 위팔뼈, 손바닥뼈 등에 석기에 찍혀 갈라지거나 긁힌 자국이 여럿 발견됐다. 연구팀은 뼈를 부숴 안에 든 골수를 빼 먹거나, 뼈에 붙은 인대 등을 잘라 살코기를 저밀 때 생긴 흔적으로 추정했다.
흥미로운 것은 연대였다. 같은 지층에서 발견된 스테고돈(코끼리와 비슷한 거대 포유류), 민물 거북 등 동물 화석의 치아 에나멜층과 하천의 석영을 이용해 연대를 측정한 결과, 이들은 모두 77만~63만 년 사이에 묻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전까지 필리핀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인류 흔적은 약 6만7000년 전 발 뼈였다.
이 인류가 어떤 경로로 이 섬에 왔는지도 추정했다. 당시는 아직 해수면이 많이 낮아지기 전으로, 깊은 바다로 둘러싸인 필리핀은 물론 근처 인도네시아 등도 모두 섬이었다. 연구팀은 서쪽의 보르네오 섬이나 북쪽의 대만에서 건너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연구팀은 “호모에렉투스 등 옛 인류가 배를 만들었다는 증거는 아직 없지만, 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3월에는 중국 중부 허난성 쉬창시에서 약 13만~11만 년 전에 만들어진 동물뼈 망치 7기가 발견됐다. 사슴뿔 등으로 만든 망치로, 석기를 정교하게 다듬는 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됐다. 뤽 도용 프랑스 보르도대 연구원팀은 학술지 미국공공도서관회보에 발표한 논문에서 “수십만 년 전 동아시아에 인류가 살았으며, 이들에게도 (그 동안 다른 지역의 전유물로 여겨진) 정교한 도구 제작 문화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윤신영 기자 ashil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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