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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 뉴스

선사미술에 영향을 준 청각의 착각

by 한국고고학콘텐츠연구원(플라스캠프) 2014. 11. 3.




선사시대의 동굴 벽화나, 협곡의 암각화, 그리고 스톤헨지(Stonehenge)와 같은 거석 구조물 등을 포함하여, 인류 초기의 가장 신비스러운 예술적인 업적은 “초자연적”이라고 오해한 음파의 행동에 영감을 받았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주장한다. 2014년 10월 27일부터 31일까지 인디애나폴리스 메리어트 다운타운 호텔에서 열린 미국 음향 학회(Acoustical Society of America, ASA) 168회 회의에서, 암각 음향의 Steven J. Waller는 가상 음상이나 흡수체가 초자연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설명했다. “고대 신화는 영혼의 응답으로 동굴의 입에서 울림(에코, echoes)이 나온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우리의 조상은 이러한 울림에 응답하거나 동굴이나 협곡과 같은 암석 주변에 거주하는 에코 영혼에 대한 그들의 믿음을 보여주기 위하여 동굴 벽화 작업을 수행했을지 모른다”고 Waller가 설명했다.

빛의 반사가 거울에 중복되는 자신의 영상을 만드는 것처럼, 표면에 반사되는 음파는 큰 절벽의 전면와 같은 평면 반영 뒤의 가상 음상에서 발하는 음파와 수학적으로 동일하다. “이는 암석 내부의 누군가가 당신에게 답하는 청각적 환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Waller가 말했다. 박수의 울림은 말굽 소리와 비슷하다고 Waller는 지적했다. 동굴 내의 여러 울림이 하나로 흐릿하게 합쳐지면, 마치 동물들의 말굽 소리가 한꺼번에 몰려오는 듯한 우레와 같은 반향으로 들릴 수 있다. “많은 고대 유물들은 이러한 울림에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동굴 내의 반향이 천둥에서 온 것이라고 생각한 선사시대 사람들은 동굴 벽의 그림에 이를 많이 표현하였다. 이러한 이론은 음향 측정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이는 암각화 지역과 강한 음 반사를 한 지역이 통계적으로 상당히 일치함을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다”고 Waller가 말했다.

다른 음향적 특징 또한 음파 이론을 알지 못하는 고대 문화에 의해 잘못 해석되었을 수 있다. Waller는 간섭무늬와 스톤헨지(영국 잉글랜드 지방 솔즈베리 평원에 있는 석기 시대의 원형 유적) 간의 유사성을 지적했다. 그리고 그는 간섭무늬와 음의 관계를 탐구하기 위하여, 두 개의 피리를 이용하여, “같은 음을 매우 단조롭게” 열린 공간에서 부는 실험을 설정했다. “한 피리로부터 나오는 높은 압력이 다른 피리에서 나오는 낮은 압력을 상쇄한다. 따라서 조용한 지역의 파괴적인 음파 상쇄는 기둥의 음향 그림자(acoustic shadows)나 암석에 거대한 원형을 만드는 등과 같이, 청각적 환상을 그 시대 사람들에게 심어준다”고 Waller가 말했다. 그는 영국을 여행하며, 스톤헨지의 음향 그림자가 간섭무늬와 같은 형태를 보인다는 것을 입증했다. “나의 이론은 음적 간섭무늬가 거석 구조물에 새겨진 원형의 청사진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파이퍼의 스톤(Pipers` Stones)이라고 하는데, 이는 처녀들을 원형으로 춤을 추게 유혹하여, 모두 돌로 만들어버린 두 명의 마술 피리를 부는 사람에 관한 고대 전설에 기반을 둔다.
Waleer의 연구에는 몇 가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음향 현상이 초기 인류에 문화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쳤으며, 이는 미래 연구를 위해서는, 고고 유적의 자연적인 음적 풍경이 자연적인 상태로 보존되어야 함을 나타내고 있다. “오늘날에도, 감각 입력은 인식을 조작하는 데 사용되고, 과학적 현실과 일치하지 않는 환상으로 이어진다. 이는 가상 현실이나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특수 효과로서의 실질적인 응용의 가능성이 있다. 객관성은 의심스럽다. 왜냐하면, 주어진 일련의 자료가 여러 결론을 지원하기 위해 사용되기 때문”이라고 Waller가 말했다. 태양이 지구 주위를 이동한다는 시각적 환상과 같이, 인류의 역사는 왜곡의 연속이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서, 복잡한 속성을 가진 음은 초자연적 청각적 환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이 연구는 좀 더 일반적인 질문을 이끌 수 있다. 우리가 현재 잘못 해석하고 있는 또 다른 현상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어떠한 환상 속에 살고 있을까?”라고 그는 말했다.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