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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 뉴스

고대 이집트 '머리 장식', 3300년 전 무덤서 첫 물리적 근거 발견

by 한국고고학콘텐츠연구원(플라스캠프) 2019. 12. 13.

고대 이집트 '머리 장식', 3300년 전 무덤서 첫 물리적 근거 발견


3300년 전 이집트 무덤서 '머리장식' 물리적 근거 첫 발견
사후세계, 연회 장면 담은 이집트 유적서 원뿔모양 머리장식 한 모습 묘사
연구진 "무덤 비엘리트 계층..머리장식 지위 상징이라 볼 수 없어"

3300년 전 이집트 무덤서 발견된 유골. 20대 여성으로 추정/사진=영국 데일리메일 화면 캡처

[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고대 이집트 사람들이 머리에 쓴 것으로 알려진 원뿔의 첫 물리적 근거가 3300년 전 이집트 무덤에서 발견됐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국제 고고학팀이 이집트 카이로에서 남쪽으로 190여 마일 떨어진 고대도시 아마르나에서 원뿔의 물리적 근거를 최초로 발견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팀은 해당 사실을 영국 고고학 학술지 앤티쿼티(Antiquity)를 통해 발표했다.

아마르나는 이집트 제18왕조 때의 수도로 나일강 동쪽에 위치해 있다. 테베와 전통적인 신들이 아닌 유일신 아톤을 숭배했던 아크나톤 시대에 번영했으며, 아크나톤 사후 버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는 고대 이집트 유적에서 원뿔 모양의 헤드기어를 착용한 사람들의 모습이 자주 묘사되고 있지만 이전까지 물적 증거가 발견된 바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후세계, 연회 등을 묘사하는 고대 이집트 유적에서 원뿔을 쓴 사람의 모습이 발견된 바 있다.

고대 이집트 유적에서 묘사되는 원뿔모양 머리 장식/사진=영국 데일리메일 화면 캡처

학자들은 이전까지는 원뿔에 대한 증거가 부족해 단순히 예술적 묘사로서만 존재했을 것으로 추측해왔다. 일부 학자들은 "이 원뿔이 기독교 예술에서 종교적 인물을 묘사하는 데 사용되는 후광처럼 상징적인 것"이라고 주장했고, 또 다른 학자들은 "원뿔이 실제 존재했겠으나 현재까지 지속되지 못하는 물질로 만들어졌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쳐왔다.

보도에 따르면 밀랍으로 만들어진 원뿔은 지난 2010년과 2015년, 무덤에서 발견됐으며 온전한 형태가 아닌 파편으로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무덤에서 발견된 시신 중 하나는 20대 여성으로 추정되며, 원뿔 아래에서 잘 보존된 머리카락 일부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고학자들은 이 발견물이 원뿔이 실제로 존재했으며, 이집트인들이 그것을 착용했다는 결정적 증거가 된다고 밝혔다.

3300년 전 이집트 무덤에서 고대 이집트 사람들이 머리에 쓴 것으로 알려진 원뿔 모양 머리장식의 첫 물리적 근거가 발견됐다/사진=영국 데일리메일 화면 캡처

학자들은 원뿔이 발견된 무덤은 비엘리트 계층의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원뿔을 지위의 상징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의 주저자인 안나 스티븐스는 "이는 이집트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됐던 일반적 머리 장식의 첫 고고학적 사례"라면서 "이것의 의미와 기능에 대해 여전이 많은 의문이 남아있으나, 현재 발견된 것만으로는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련해 내세의 신 또는 의식에 사용하기 위해 정화 차원에서 원뿔에 향수를 뿌렸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여러 학설에 따라, 다산과 부활에 대한 개념과 연관되어 있을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분광학적 분석 결과 원뿔은 식물성 또는 동물성 왁스로 제작됐으며, 속은 비어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원들은 발견된 원뿔들이 매장을 위해 만들어진 모형이었을 가능성이 크고, 실제 원뿔은 다른 형태였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